만일.
만약 그 상대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자기가 그 애정을 주는 상대가 되는 거야. 자기 자신에게 멋지게, 아프게, 계속적으로.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손가락이 되도록.
To. Hellen.
BGM. https://www.youtube.com/watch?v=2Qsl_V3Y51k
" 의지할 곳이 있으니까, 약해지는 거야. "
/ 랑또, 가담항설
그런 말을 들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을 이길 순 없다고. 나를 조금 더 사랑해도 된다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당신의 말이 그저 허울좋은 말이 아니라는 것도, 그것이 행복하게만 살아온 사람의 세상물정 모를 말도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정확히 나를 꿰뚫고 지나가는 말들이었고, 정직하게 말하자면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당신의 언어에는 내게 결여되어 있는 것이 있었다. 수도 없이 사람들과 이야기해 오면서 쌓은 경험. 헬렌, 나는 상처받지 않아요. 기대하고 있지 않으니까, 상처받을 일도 없거든요.
애정받지 않은 손가락은, 애정을 받은 적이 없으니 애정을 주는 방법을 모른다. 애정을 받는 방법 또한 마찬가지로. 그리고, 외롭고 혼자 남겨진 것은 살아남을 수 없겠지만 만약, 살아남는다면 누구보다 강하다. 의지할 곳이 없으니까, 나는 더 강해질 수 있어. 그러므로, 당신의 마지막 말에는 경의와, 애정을 담아서 답할게. 당신이 원하는 나의 시선일지 몰라도.
" 나는 애정을 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아요. 신에게 애정받고 싶다는 건, 편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하나의 소원이었을 뿐이고. 그게 들어지지 않을 것도 알아요. 그러니 나는 나를 사랑해야겠죠. 누구보다 애정이 필요치 않을 만큼. 누구보다 나를 믿어서,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옳다고 믿어버릴 만큼이요. "
그러니, 헬렌 씨가 지켜봐줄래요? 내가 걸어가는 길이 전부 옳다는 걸.